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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⑤]의원 전문성 키울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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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5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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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3-08-25
민선8기 지방의회 1년을 맞아 점검하는
기획 보도 마지막 시간입니다.

제대로 된 조례가 발의되지 않고,
일부 의원들은 회의에도 제대로 출석하지
않았다는 보도 해드렸는데요..

의원들이 전문성을 기르도록 이끄는 제도들은
계속 나오고 있고,

제도가 정착되기 이전에 조례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 의원들이 노력하는 의회도
있습니다.

이병선, 이아라 기자가 연속 보도합니다.



의원정책개발비는
의원들이 정책과 관련된 연구용역을 맡겨
조례의 질을 올리자는 취지에서 2020년부터
배정된 예산입니다.

의원 1인당 연간 500만 원까지 쓸 수 있는데,
영월군의회가 올해 배정한 의원정책개발비는
의원수 7명에 맞게 3,500만원입니다.

하지만 올해도 지난 3년 간과 마찬가지로
전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영월군의회 관계자
"이게 의원들끼리 어떤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연구단체를 만들어야 돼요. 지금까지 한 번도
그 연구 단체가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영월군의회만 그런 것도 아닙니다.

(cg1)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에서
의원정책개발비를 책정하고도 전액 미집행한
의회는 영월과 횡성, 강릉, 홍천, 양양 등
5곳입니다.

양구군의회는 4년째 아예 예산 편성조차
안했습니다.
//

양구군의회 관계자
"의원연구회 운영 정도로만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 사실 생각을 안 하고 있었던
부분입니다. 이제 저희가 내년부터는
예산 편성을 해서 (활동할 계획입니다)"

의회 탓만 하기에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연구 용역이 천 만 원 이상 들기
때문에, 한 사람 앞에 배정된 5백만 원으로
연구를 진행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때문에 의원들이 연구회를 조직하는 게
보통 의원정책개발비를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원주시의회 권아름 의원도
현재 같은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연구회를 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말합니다.

권아름 의원 / 원주시의회
"연구회를 만들려고 하는데 연구회 비율
자체가 한쪽 당으로 치우칠 수가 없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웠던 걸로 알고 있고, 저도 사실은
연구회를 제가 만들고 싶었는데 그게 어려워서
포기를 했었어요"

법안을 발의하기 위해 의원을 돕는
정책지원관 제도도 지난해 도입됐지만
아직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습니다.

의회별로 의원 숫자의 절반까지 자체적으로
채용할 수 있는데 일단 채용부터 장벽입니다.

채용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의회는
시·군 본청에서 파견을 보내지만
인사 이동에 따라 금세 자리를 옮기곤 합니다.

김영식 의원 / 강릉시의회
"짧게는 6개월, 1년 이렇게 있다가 또 가버리고
새로운 직원이 오는 거예요, 인사를 본청에서
내니까. 연속성 또는 전문성을 가지고 가줘야
의원들이랑 소통하고 정책을 개발하는데"

또 시군 정책지원관은 7급 이하인데,
광역시도 정책지원관은 6급이다보니,
도에서 자리가 나면 이직하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최근 경기도가 대규모 채용을 열면서
전국의 기초지자체는 있는 사람을 지키는 것도
과제입니다.

정지훈 / 원주시의회 정책지원팀장
"지원자는 많이 있으세요, 있는데. 어떤,
역량이 있으신 분들이 의원님들을 지원해야
하다보니.. 일단 계속 채용은 이뤄지고 있고"

과도기인만큼 광역지자체부터 정책지원관
공급이 안정되면 나아질 걸로 예상되지만,

상대적으로 정주 여건이 나쁜 군 지역은
더 지켜봐야 할 걸로 보입니다.

[이병선 기자] 시군 집행부가 제출한 조례안에
반대 없이 도장만 찍어주는 거수기 의회를
면하려면 의원들의 전문성을 제고하는 게
우선입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는 이제 시작단곕니다. //


[이아라 기자] "바깥에서 제도를 찾지 않고
자체적으로 해법을 찾은 의회도 있습니다.

고성군의회는 7명 의원의 의견이
빠짐없이 반영되도록
회의 규칙에 '강제성'을 더했습니다."

밖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개별 의원들이 매일 주민 생활에서
보고 듣는 아이디어부터
최대한 입법에 활용하겠다는 겁니다.

의원들은 회의 규칙을 개정했습니다.

//본회의 의결이 있는 경우,
의장이 의사일정을
추가 '할 수 있었던' 것을
'하여야 하는' 것으로 바꿨고,

위원회를 거쳐 심사 보고한 수정안은
'찬성 없이' 의제가 될 수 있게 했습니다.

발언의 경우도,
회의 중지로 의원이 발언을 마치지 못했을 때는
다시 그 의사가 개시되면
먼저 그 발언을 계속하도록 했습니다.//

특정 당이나 분야, 그리고 지역구에
발언권이 몰리거나,
배제되지 않도록
장치를 마련한 겁니다.

김일용/ 고성군의회 의장 (3선)
"함께해서 성과를 내자. (집행기관에서) 다른 의원들의 생각은 다르다, 그래서 해줄 수가 없다. 이런 경우가 많이 있었습니다. 저도 세 번째 의회를 하는 동안에 그런 경우를 많이 겪었기 때문에.."

고성군의회 의원들이 당선 이후
1년 동안 발의한 조례는 모두 17개.

이 17건은 모두
'공동발의' 형식입니다.

각 조례의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1명이지만,
나머지 6명의 의원이 논의를 통해
의견이 다른 의원이 제시하는
방안까지 수용해 발의했다고 설명합니다.

고성군의회는 공동발의 형식으로
많은 의원이 조례 발의가 어려운 이유로 꼽는
행정의 '예산 지원' 문제도
일부 해결했습니다.

한 초선 의원에게 공동발의 조례 중
기억에 남는 게 뭐가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이순매/ 고성군의원 (초선)
"(고성에 특히 이 조례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던 게 어떤 게 있을까요?) 뭐 거의 다 고성 같은 경우에는 농업 쪽이 많잖아요. (공사)감독관이 있었으면 얘기를 해서 (수도관을 더 조금 키웠으면) 그렇게 많은 수해가 안 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공동으로 조례를 발의했습니다.)"

주민들의 소중한 투표로
의원 배지를 가슴에 단
강원 지역 기초·광역 단체
223명 의원의 1년.

지금까지 숫자로 매겨진 성적표는
제각기 달랐지만,

분명한 건 이 가운데 누군가는
당선 전 마음가짐 대로
주민들의 고충을 의원이 가진 힘으로
조금 더 많이 해결했고,

누군가는 그렇지 못했다는 걸
투표한 주민들은 알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병선, 이아라입니다.
(영상취재 박민석, 노윤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