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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강원문화유산③] 공동체 묶던 무형 유산, 지금은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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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4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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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3-08-24
강릉단오제, 농악, 탈춤 등
강원의 무형문화유산이 유네스코의 인정을 받아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돼 있습니다.

그런데 분단 이후 남과 북이 단절되는 사이,
그 원형이 제각각 해석되고 있는데
문제는 없을까요?

'남북 강원의 문화 유산을 찾아서'
이번에는 남북 강원의 무형문화유산을
홍한표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강릉단오제는 단오 한 달 전부터
신께 바칠 술을 담는 '신주빚기'로 시작합니다.

이후 한 달 동안 신목을 찾고
산신과 서낭 숭배의 행진을 하며,
주민을 결속시키는 구심체 역할을 해왔습니다.

일제강점기, 6·25 전쟁 중에도
원형을 유지했고,

연행 형식의 민속놀이와
춤과 노래가 어우러진 공연으로 흥을 돋우는
말 그대로 '종합축제'입니다.

문화적 독창성과 뛰어난 예술성을 인정받아
지난 2005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허동욱 / 강릉시 문화유산과장
"선대 우리 문화유산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 선대의 조상들의 선연이 깃들고
창조성의 원천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종합적으로 해서 1년에 7억 5천만 원 정도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단오제 기간 단오굿으로 치성을 드리는 동안
단오장 한켠에서는 흥이 절로 나는
경쾌한 가락에 현란한 춤사위가 펼쳐집니다.

농사일의 고단함을 달래주는 민중의 가락으로
우리 역사와 함께 한 농악입니다.

유네스코는 농악의 오랜 전통,
특유의 어우러짐을 높게 평가해
2014년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했습니다.

태백산맥 동쪽 영동농악의 대표격인
'강릉농악' 역시 목록에 포함됐습니다.

우용근 / 강릉농악보존회 사무국장
"저희 강릉농악은 고형 농악이라고도 해요.
가장 오랜된 농악 그래서 성왕을 모시고
그 다음에 또 농사놀이를 하고 농사 놀이할 때 힘든 그 과정을 또 소리로 표현해서..."

강릉단오제의 또 하나의 백미는 바로
'강릉 관노가면극',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한 무언 가면극인데
전국 18개 가면극이 '한국의 탈춤'으로 묶여
지난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됐습니다.

유네스코는 풍자와 해학, 신분제 비판 등의
보편적 평등과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는
종합예술이라며 높게 샀습니다.

김문겸 / 강릉 관노가면극 이수자
"무언극, 즉 대사가 없다는 게
가장 큰 특징입니다. 그래서 오로지 몸으로만
또 춤으로만 전'과장(마당)'을
싹 다 표현하는 그런 탈춤입니다."

이 탈춤에는 속초 사자놀이도 포함돼 있습니다.

1950년대까지 북한에서 연희된 사자놀이가
그대로 넘어와 전승되는
이주 민속의 귀중한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남과 북 모두 농악과 탈춤을
중요 문화재로 인식해 보존하는 측면에서
문화적 동질성을 엿볼 수 있는 겁니다.

권혁희 / 강원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탈춤도 그 의미의 맥락에 양반층에 대한 뭔가
풍자나 저항 같은 것이 있다라고 어떻게 보면 남북 공동의 해석의 요소 지점이 있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북한도 중요한 전통문화유산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분단 이후에는
우리가 원형 보존에 집중하는 반면,
북한은 관현악과 무용 등을 접목해
새로운 예술 공연으로 변모시키고 있습니다.

그 사이 중국은 '문화적 침탈' 논란까지 벌이며
이를 자국의 문화로 귀속시키고 있습니다.

중국은 우리 보다 5년 먼저
조선족의 농악을 유네스코에 등재하면서,
세계의 유산으로서 가치를 먼저 인정받았습니다.

여기에 분단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농악과 탐춤을 어떤 모습으로 전승되고 있는지
교류 역시 현저히 부족합니다.


임호민 / 가톨릭관동대 역사교육과 교수
"우리가 북강원도 지역에 무형문화유산이
사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현재 농악이나
강릉단오제와 같은 것들이 우리는 잘 전승
보존되고 있지만 그쪽은 알 수가 없거든요."

정치적 변화에 따라
남과 북의 무형 유산이
교류와 단절을 이어가는 동안,

세계의 유산으로 자리잡는 시간은
그만큼 늦어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홍한표입니다. (영상취재 : 양성주)


"본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