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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기부자 문제 없다지만, 규정 위반에 위생 문제

태백시
2023.07.25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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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3-07-25
태백지역의 작은 사찰들이 기부한 쌀을
동 주민센터 직원이 어린이집에 배부했다는
보도, 얼마 전에 전해드렸습니다.

이 중 사찰 한 곳이
어린이집에 쌀을 준 것은 문제가 없다고
공식 입장을 내놨는데요,

쌀을 기부한 고마운 마음과는 달리
행정의 배부 절차 자체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김형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태백 문곡소도동의 팀장이
기부받은 쌀을 이달 초
태백지역 전체 어린이집에
배부했다는 보도가 나간 다음 날.

쌀을 기부한 어느 사찰이
태백시청 시민게시판에 뉴스 보도에 대한 글을 남겼습니다.

기부한 쌀을 좋은 곳에 써달라며 기부했고
배부처가 어린이집인 점에 대해
기쁘고 보람되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사회보장협의체라는 단체가 아닌
문곡소도동에 쌀을 기부했다며
배부 자체에도 이의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찰 관계자
"알아서 좋은데 써주세요 보통 이렇게
얘기합니다. 동사무소에 전화해서
꼭 저소득층에게 써주셔야 합니다.
꼭 이렇게 얘기는 안 한다는 거죠."

지자체 동사무소는 단독으로
기부물품을 모금할 수 없기 때문에
민관 협력단체인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수령과 배부를 맡습니다.

기부자가 기탁지를 명시하지 않으면,
동사무소와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사회보장급여법에 따라
기부물품 배부 대상자를 선정합니다.

쌀 기부자들은 지정기탁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는데, 기부물품을 바로 처리해야 하는
업무특성 상,

두 달여에 걸쳐 기부된 쌀을
모아서 배부하는 것도 맞지 않다는 게
해당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의 입장입니다.

태백지역사회보장협의체 관계자
"한 번에 340kg을 주면서 어디 주라고 하면
이해가 되는데, 250kg하고 100kg을 모아서
(한참 뒤에)어린이집에 준 거 밖에 안 되잖아."

쌀 보관 기간이 길어지며
위생문제까지 불거지고 있습니다.

(김형호)
"기부된 쌀이 보관됐던 동사무소 사무실입니다.
유리문으로 안이 그대로 보이고,
온도와 습도도 제대로 유지되지 않아 식품을 장기간
보관하기에 적당하지 않습니다."

쌀은 한 달에 1~2회꼴로 기부돼
최대 6개월가량 보관됐습니다.

동사무소의 담당 직원이
변질 우려가 있다며 배부자 명단을 작성해
여러 차례 팀장에게 보고했지만
결제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해당 동사무소 기부물품 담당자
"4월 중순쯤에 처음 배부명단을 드렸고,
후원이 또 들어와서 명단을 선정해서 드렸는데,
부패가 우려되니까 내 보내야 된다는 생각을 했는데
위에서 검토가 안 떨어지는 상황이다 보니까."

지난 3일 저소득층에 배부된 쌀도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저소득층 쌀 수급자
이게 좀 오래됐는지 색깔이 누렇죠.
나이 많은 사람들이 뭐 좋은거 찾을 수 있나요.

이틀 먼저인 지난 1일
어린이집에 배부된 쌀 역시
상태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어린이집은 해당 쌀을 아이들에게
먹였는지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친환경쌀 급식 공급을 장려하는 어린이집에
이런 쌀이 배부된 겁니다.

규정을 위반한 쌀 배부는
업무상 배임 횡령의 소지까지 있습니다.

좋은 일에, 소외된 계층에게 전달해 달라며
기부된 쌀이 준 사람과 받은 사람,
모두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있습니다.
MBC 김형호 (영상취재: 김창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