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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산불 100일" 이재민 고통은 여전

강릉시
2023.07.20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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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3-07-20
지난 4월 11일 강릉에서 산불이 발생한 지
100일이 지났습니다.

이재민들은 집과 재산이 타버린 뒤에도
또 다른 걱정이 생겼는데요.

연이은 장맛비로 지반이 약해지자
혹시나 임시 숙소 주변의 사면이 붕괴되고
나무가 쓰러질까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다고 합니다.

이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강릉 경포호 주변을 덮친 화마가
초속 30m의 바람을 타고
건물 260여 채를 집어 삼켰습니다.



지난 4월 당시, 은퇴 자금으로 지은 주택이
타버리는 걸 지켜봐야 했던 74살 김형택 씨.

투병 중인 아내와
24㎡ 면적의 좁은 임시 숙소에 살고 있는데,
요즘은 걱정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혹시나 숙소 주변의 토사가 무너질까
사비 백여만 원을 들여
너비 30m의 경사지를 다지는 작업을 했는데도
비만 오면 밤새 잠을 설칩니다.

김형택 / 강릉 산불 이재민
"비가 많이 오거나 바람이 세게 불면 저게
이리로 넘어온다면 생각을 해보세요.
이 컨테이너를 때릴 거 아니에요.
밤에 그 스트레스 때문에 잘 못 자요."

화마의 상처가 미처 가시기도 전에
폭우가 내린 강릉시 저동,

마을 도로의 상황은 처참합니다.

[이준호 기자]
“차로 옆 사면에는 20m 높이의 나무 뿌리가
이렇게 드러나 있습니다.”

강릉시는 이달 말부터
경포와 저동 등 산불 피해지역에
산사태 예방 사업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공사는 10월 말쯤이 돼야
마무리 될 것으로 보여
주민들은 당장 집중호우와 태풍이 걱정입니다.

연규진 / 산불 피해지역 주민
“걱정이 되죠. 토사가 좀 밀리지 않을까 하고,
예전에 (태풍) 루사 때도 한 번에
터져 내려왔었거든요.”

국립산림과학원은
지난 2000년 동해안 산불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산불 피해지는 일반 산지보다 산사태 사고가
10배가량 더 발생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산불 발생 책임을 가리는 수사는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습니다.

강릉시 산림 특별사법경찰은
한전이 전신주 주변 나무를 소홀히 관리해
사고를 일으켰는지 두 달째 조사하고 있습니다.

전제용 / 강릉시 산림과장
“다음 주 중에 한전 (관계자를) 참고인으로
조사할 예정이고요. 산림 분야 담당 검사님하고
수사에 대해 협조도 구했습니다.”

강릉 산불 비상대책위원회는
한전에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1차 민사소송 소장을
다음 달 법원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최양훈 / 강릉 산불 비상대책위원장
“변호사 선정을 했고요. 저희들 각자
피해 입은 것들 내용들을
많이 정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강릉 산불 발생 100일을 맞았지만
책임자 규명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고

산불에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은
이제 붕괴 사고와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준호(영상취재 김종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