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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년 탄광 역사속으로, 실제 폐광지켜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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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4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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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3-07-04
대한석탄공사의 3개 광업소가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문을 닫을 계획인데
전라남도 화순광업소가 먼저 폐광했습니다.

몇 년 전부터 폐광 논의가 진행됐지만,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탄광은 문을 닫았습니다.

고마운 마음과 아쉬움, 걱정이 교차한
폐광 현장을 김형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지난 1905년 광업권을 등록한
우리나라 제1호 탄광, 전남 화순광업소.

삼척과 영월, 태백과 함께
국내 4대 탄광지역으로 손꼽히며
한때 근로자는 천여 명이 근무했고
연간 70만 톤의 석탄을 생산했습니다.

지난달 29일,
폐광을 하루 앞둔 화순광업소는
인적마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김형호 기자]
"지하에서 생산한 석탄을
지상까지 운반하는 컨베이어 벨트입니다.
수십 년 동안 쉴 새 없이 돌아가던 이 시설은
폐광이 임박하면서 한 달 전부터 영원히 멈춰버렸습니다."

지하 6백 미터까지 광부들과 장비를 나르던
경사면 철로에는 정적만이 감돌았고,
지하에 있던 석탄 갱차는 광업소 공터 구석에서 녹이 슬어가고 있습니다.

폐광되더라도 지하 갱내수를 관리하기 위해
필수 인력은 남을 예정입니다.

이승건
/대한 석탄공사 화순사무지소장
"산업부에서 수행하고 있는 연구용역 결과가
나올 때까지 50여 명 인원을 유지하면서 갱내
양수작업과 폐수 처리작업을 연말까지 진행할 계획입니다."

탄광에서 수십 년을 일하다
지금도 탄광마을을 떠나지 못하는 지역주민들은
폐광을 담담하게 받아 들였습니다.

한상선 / 전남 화순 천운마을
"채탄작업했고, 몸이 안 좋아서 양수공
2년 했고, 선탄공도 하다가
강원도 도계광업소에서 7~8년."

다음 날 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화순광업소 종업식이 열렸습니다.

군수와 국회의원, 석탄공사 사장이
축사를 하고, 광업소 직원의 답사가 이어지자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습니다.


"폐광의 문을 닫는 마지막 광부가 아닙니다.
깊은 어둠 속 막장에서 나와 붉은 태양,
떠오르는 희망의 문을 활짝 엽시다."

30년 가까이 일한 광부는
작업복을 정리하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아들을 데리고 왔습니다.

박구
/ 대한석탄공사 화순광업소 1분 53초
"이 직장때문에 가정을 꾸려서 정말 행복하게 살 수 있었습니다. 아들도 좋아하고요. 이제
나머지 7년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나가서 또 일자리 알아보고."

광업소 마당에서 다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인사를 건네며, 이제는 마지막이 될지 모를
'광부의 노래'를 목청껏 불려봐도
서운함은 가지시 않습니다.


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검은 옷에 실려간 꽃다운 이 내 청춘

118년 탄광이 이렇게 문을 닫았고,
내년에는 태백 장성,
다음해에는 삼척 도계 광업소가 폐광됩니다.

MBC뉴스 김형호 (영상취재: 배광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