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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남대천 물고기 무덤, 수천 마리 죽은 채 둥둥

추천뉴스,강릉시,뉴스리포트
2023.06.13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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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3-06-13
해마다 이맘 때면 강릉남대천 하류에서
물고기떼가 죽어 하천을 뒤덮곤 하는데
최근에 또 물고기 수천 마리가 폐사했습니다.

강릉시가 급히 원인 파악에 나섰는데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습니다.

김인성 기잡니다.



강릉남대천 하구.

허옇게 배를 뒤집고 죽은 물고기들이
하천 곳곳에 떠 있습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엄청난 악취를 풍깁니다.

김옥희 / 강릉시 포남동
"아우 안 좋죠 많이. 마음도 안 좋고
냄새도 나고 불쾌하고 그렇죠."

산란을 위해 바다에서 올라온 황어입니다.

[김인성 기자]
"이곳 강릉 남대천 하류 포남보 인근에는
지금 보시는 것처럼 물고기 수천 마리가
폐사한 채 악취를 내며 썩어가고 있습니다."

수중카메라로 바닷속을 들여다보니
상류로 겨우 헤엄쳐 올라오는 황어 한 마리와
알에서 부화한 새끼 황어들이 가득 보입니다.

죽은 황어들이 뒤엉킨 가운데,
알을 낳고 죽은 황어도 있지만
산란도 채 못하고 죽은 게 대부분입니다.


김동복 / 야생동물보호협회 강릉시지부
"지금 엄청나요. 저기 물고기 한번 봐봐요.
저게 다 물고기(사체)잖아요. 여기서 봐요.
뜬 거(건져낸 것)보다 여기 엄청 가라앉아 있고
저게 다 물고기(사체)예요. 허연 게."

황어가 폐사한 이유는 뭘까?

우선 오랜 가뭄으로
강릉남대천에 흐르는 물이 부족해서입니다.

현재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34.6%로
물이 부족해지면서
닷새 만에야 농업용수를 흘려보냈습니다.

남대천으로 보낼 하천유지용수는
지난해 11월 이후
전혀 방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비가 오지 않으면
생활용수마저 줄일 판입니다.


최승국 / 한국농어촌공사 강릉지사 오봉지소장
"현재 담수율보다 한 100만 톤 정도
더 감소된다면 생활용수도 좀 줄여서 공
급해야 하지 않나 할 정도로
지금 심각한 상황이고요."

남대천 물이 메마르다보니
하구 하수종말처리장의 방류수가
바다로 흘러가지 못하고 갇혀 버렸고,

4월부터는 기온 상승에 의한 녹조가 발생해
물속 상황이 악화됐습니다.

하구의 수온이 26~27도까지 치솟으면서
물고기가 호홉할 수 있는
물속의 용존산소량도 뚝 떨어졌습니다.

포남보 상류에서는 9.75ppm이 녹아 있었지만,
하구는 1/3밖에 안되는 3ppm을 보일 정도입니다.

강릉시는 우선 폐사한 물고기 사체를 수거해
사료 업체에 보내 재활용하는 한편,
강원도 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검사도 의뢰했습니다.

김복순 / 강릉시 환경과장
"다른 (유입된) 오염 유무가 있는지
채수해서 수질검사를 도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한 상태입니다. 수질검사 결과는
한 20일 정도 후에 나올 예정입니다."

강릉남대천 하구에선
지난 10여 년간 거의 해마다 이맘 때
물고기 폐사가 반복되는 상황.

계속된 가뭄과 유량 부족으로 물이 썩어가면서
해마다 강릉남대천 하구가
물고기들의 무덤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인성/// (영상취재 : 김창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