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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세대에 대한 문화인류고고학적 mRNA연구방법중 반계급적 시각에대한 매체비판과 포렌식텔레그램 적용하에 드러난 법의학적 고찰 부분발췌인용 혹은, 혼술의 부작용

사연과 신청곡
23-05-30 13: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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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 X세대야?
- 갑자기 웬?
- 사회문화시간에 쌤이, 너희 부모세대가 X세대인데 지금MZ보다 더 버릇없다고 욕먹었어. 그러니 기죽지 말라던데...
- 율아, 세대를 구분짓는 건 기업이 상품을 팔아먹기 위한 상술이거나 계급갈등을 세대갈등으로 둔갑시키려는 교묘한 정치적 술책일 뿐인데, 역사적으로 보자면...
- 아빠, 나 갑자기 배가 아퍼..
가짜 배앓이로 화장실로 도망간 녀석은 쉽사리 나오지 않습니다. 하여, 오늘밤 두어 시간의 혼술안주는 X세대, 너로 정했어!
고백하자면, 저는 X세대입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젊은시절, 오발이의 적잖은 또래분들과 싸잡혀 그리 불렸습니다.
반백의 경계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우리의 몸에 박혀있는 파편들이 떠오릅니다.
국민교육헌장, 멸공, 10.26, 애국조회, 이산가족찾기, 홍수환, 차범근, 이웅평, 김만철, 김현희, 호돌이, 교련교육, 정석, 성문, 서한샘밑줄쫙-, 마이마이,스크린잡지, 들국화, 아하, 웸, 밤의디스크쇼, 별이빛나는밤에, 죠다쉬, 무스, 노찾사, 최루탄, 오렌지족, IMF, 휴거, 밀레니엄... 따위로 나이테를 늘렸고, 버짐 핀 얼굴로, 오후의 졸린 빛이 누런벽지를 스멀스멀 타고 오르던 골방에 모여 빽판메탈을 듣거나 숨죽여 비디오를 보며 어른들이 말씀하시던 '님도보고 뽕도딴다'는 말의 의미와 '개인교수'가 가르쳐주는 수학,영어 이외의 것들을 배우며 무럭무럭 잘 자랐습니다. 허나 세상은, 인류역사상 가장 버릇없고 이기적인 변종세대가 출현했다며, 우리청춘의 맨살에 고데기로 'X'자의 낙인을 찍었고, 그러거나 말거나 우린 가슴을 데인 것처럼 눈물에 패인 것처럼 지워지지 않을 상처따윈 남기지 않았습니다. 그 시절 우리에겐 그 쓰라린 상처를 소독해줄 '캡틴큐'와 '나폴레온'이 있었고, 영혼까지 토해내고도 거뜬히 버틸 수 있는 살아있는 숙취해소제, 신해철과 김광석이 있었으니까요.
돌이켜 생각해보니 우리 참 대단했네요.
지랄탄을 피해 7천원 월급을 받으며 30여개월 국가를 위해 복무하고도, 나라를 구하겠다고 웅장한 가슴으로 돌반지까지 갖다 바쳤고, 아궁이 앞에앉아 솔가지를 꺾던 손가락으로 쉴 새 없이 자판을 두드렸고, 주말에도 무수당 야근을 하며 어마어마한 속도의 대한민국을 만들고 적응하며  지구상에서 손꼽는 번듯한 나라를 만들었으니까요. 또한 보편과 일반의 집단가치에서 개개인의 특별하고 다양한 삶의 가치를 인정받기위해 여지껏 가열차게 살아왔으니... 가끔... 이만하면 됐다, X세대 대견하고 장하다, 이제 우리도 슬슬 뒷방으로 나 앉아 욜로니 힐링이니 하는 것 좀 누려보자, 싶지만... 어딜 감히! 현시점 자칭 '코어세대' 타칭 '낀세대'로서 갈 길이 멉니다.
인생, 뭐 있는 줄 알고 살아왔지만, 그 '뭐'는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가깝지 않음을 알아버린 나이, 나와 함께 너바나와 체 게바라 티셔츠를 입고 식은 피를 데우며 바니걸스, 인순이와 리듬터치를 듣던 '짬바"로 '르세라핌'과 '에스파'의 세계관을 섭렵하고 곧 나올 '뉴진스'의 정규앨범을 손 꼽아 기다리는, 흰머리 듬성듬성한, 내 청춘의 스크럼! X세대에게 연대의 애정을 보내며 이새벽, 막걸리잔을 높이 듭니다.
 
   * 봄 여름 가을 겨울 - '브라보 마이 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