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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자구역 망상지구 수상한 타조 농장

동해시
2023.04.27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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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3-04-27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망상 1지구
개발사업 시행자인 동해이씨티가
사업 부지에 타조 농장을 조성해
최근까지 운영해 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농장을 통한 별다른 수익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금융대출과 사업 확장을 노렸던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형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경제자유구역 망상 1지구 사업부지에 있는
농장입니다.

개발사업 시행업체 '동해이씨티'의 임원이
지난 2018년 6월 자회사를 설립해 운영했는데
사육 가축은 타조였습니다.

가축사육업 등록까지 하고
타조 50마리 가량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는데,
마을 주민들은 수익 사업을 하는 걸 본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마을 주민
"부지 매수가 들어가면 정부 지원이 있는 모양이야. 타조 동물들을 그걸 노리고, 판로가 있어서 하는 건 못 봤거든요."

망상1지구 사업이 여의치 않게 되자
올해 들어 남은 타조들은 다른 곳으로
옮겨졌습니다.

[김형호]
농장의 비닐하우스 사육동에는
이렇게 죽은 타조 한 마리가 방치돼 있고
조금만 더 이동하면
죽은 타조를 매립한 현장까지 볼 수 있습니다.

동해시가 현장을 확인해 보니
죽은 채 방치된 타조는 세 마리였는데,
매립 규모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농장업체는 최근 폐업 신청을 했습니다.

동해시청 관계자
"운영 목적은 (확인을) 안 하고 시설 부분만
확인하죠. 관련 회사분이 타조를 좋아해서
동물 농장식으로 길렀던 부분인 걸로... "

의문은 6천억 원 규모의 해양복합 관광도시를
조성하겠다는 개발사업 업체가 왜
타조 농장을 운영했을까 하는 점입니다.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청은
타조 농장 안에 불법 건축물이 있어
업체에 철거를 명령하고,
이행강제금까지 부과했지만,
당시 담당자들이 퇴사해
정확한 사업 목적을 알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농장업체의 법인 등기를 확인해 보니,
회사 설립시점은 망상1지구 개발계획 변경이
논의되던 때였고,
자본금은 2억 원, 사업 목적에는
관광농원과 부동산임대업 등이 나와 있습니다.

망상 1지구 사업의 진척이 없는 가운데
이씨티 사업을 위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며
금융권 추가 대출에 이용하려 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동해안권 경자구역청 관계자
"우리가 허가를 해 준 이런 사항도 아닌 것이고, 자기들이 특혜를 받으려고 했다면 지금 계속 타조를 넣어놨어야 하는데..."

망상 1지구 개발사업체는
전체 사업 구역의 3% 가량만 추가로 매입한 뒤
매입한 부지와 개발사업자 지위를 이용해
금융권에서 500억 원 이상을 빌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복잡하게 얽힌 대출기록과
무리한 사업 추진 의혹,
여기에 동물 농장까지
이해하기 어려운 이면이 속속 드러나면서
앞으로 진행될 수사와 감사 과정에서
그 이유가 밝혀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형호 (영상취재 배광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