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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다 탔는데.. 35분 뒤에야 대피문자 발송

강릉시
2023.04.24 20:35
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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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3-04-24
지난 강릉 산불 당시 대피하라는 재난 문자가
산불이 발생한 지 35분 뒤에나
발송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강릉시의 경고가 늦어지면서
최초 발화지 인근 주민들은
불이 난지도 모른 채 커피를 마시고 있었고
가까스로 빠져나와야 했습니다.

이아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펜션 단지도, 상가도 강한 불길과 함께
희뿌연 연기에 휩싸였습니다.

시속 100km가 넘는 태풍급 강풍을 타고
산불은 도심까지 집어삼켰습니다.

불이 너무 빨리 번져
대피마저 초를 다투는 상황이었습니다.

골프장 직원 (블박음성)
"어머 어떻게 나가 지금 여기 출입구도 못 나가. 불이 양쪽으로 붙어서…"

[ 투명 CG ]
[119 상황실에 산불이 접수된 건 8시 22분.

강릉시청은 8분 뒤 인지했습니다.

그런데 첫 재난 문자를 보낸 시각은 8시 57분,
첫 신고 후 35분이나 지난 뒤였습니다.]

산불은 시작된 지 10분 뒤에
발화지에서 2km 떨어진 마을까지 번졌습니다.

하지만 대피 문자도, 안내방송도 없었습니다.

조인숙/ 강릉시 저동 주민
"(방송이나 문자나) 없었어요. 그것(재난문자)은 동네 다 불타고 나서 아레나 가라고. 그때 우리가 좀 더 늦게 눈치가 늦었고 늦잠 잤으면 우리는 튀어나오지도 못했어."

멀리서 크게 연기가 나는 것을 본 주민은
무슨 영문인지 몰랐고,

바로 앞집 사람들이
지붕에 물을 뿌리는 걸 목격한 이웃들도
커피를 마시면서 대피하지 않았습니다.

조인숙/ 강릉시 저동 산불 피해 주민
"물 뿌리는 거 보고 이 뒤에 분들이 이랬대.
아 바람 부는데 저 아저씨가 왜 아침부터
저기서 물 뿌리냐고…
이 뒤에 분들은 커피 마셨대."

재난 문자 내용도
경포동 10통, 11통처럼
행정 단위인 '통'으로 표현돼
주민들은 본인이 대피 대상인지도
몰랐습니다.

임명신/ 강릉 저동 펜션 주인
"이쪽이 저동골길이니까 저동골길 일대든지 안현동 일대든지 이렇게 얘길 했으면 더 수월하게 알았을 것 같아요."

강릉시는 바람 방향과 불의 진행 방향이
바뀌는 바람에 대피 지역을 다시 파악하느라
문자발송이 늦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행전안전부는 지침으로
재난문자방송 송출 기준을 정하고 있지만,
정작 최소 몇 분 안에 이뤄져야 한다는
발송시간에 대한 기준은
마련해 놓고 있지 않습니다.

MBC뉴스 이아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