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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주 덮친 나무 빼곡, 한전 규정 모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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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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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3-04-21
부러진 나무가 전선을 끊으면서
산불이 시작됐다는 것이
지금까지 추정되는 강릉 산불의 원인입니다.

이런 일이 잦다 보니까
한전이 전신주 주변의 위험한 나무를
정리할 수 있게 법으로도 정해 놨습니다.

이번 산불에 대해
한전은 전신주에서 나무가 멀리 떨어져 있어
자르지 않았다고 해명했는데요,

현장 상황은 어떨까요?

이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전선보다 높게 뻗은 소나무가
심하게 흔들립니다.

곧이어 산 전체가
거대한 불덩이로 변합니다.

불의 시작은 전신주 옆 소나무였습니다.

김진태 / 강원도지사(지난 11일)
"산불의 원인은 소나무가 부러지면서 전깃줄을
건드린 것으로 현재 추정되고 있습니다."

바람이 강한 강원도의 경우,
전선 옆 나무는 늘 불안합니다.

주민
"여기 아주 바람 (엄청) 불어요. 많이 부러져요."

[법과 규정에는
이번처럼 특고압 전선의 경우
나무와 1.5m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하고,
재해 우려가 있으면
자를 수 있도록 해 놨습니다.]

첫 발화 장소에 다시 가봤습니다.

나무와 전신주와의 거리는 10미터,
하지만 나무는 전신주보다 훨씬 큽니다.

바로 옆은 더 위험해 보입니다.


"전신주 주변 비탈면에
이렇게 소나무가 빼곡한데요.
넘어지면 전선을 덮칠 정도로
나무들의 키가 큽니다."

[나무 밑동부터 재면 5m이상 떨어져 졌지만,
실제 비탈에서 자란 나무는 옆으로 자라
전선에 붙어있는 겁니다.]

한전은 법대로 관리했다고 했지만
주민들은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지적합니다.

떨어져 있지만
바람이 불어 휘어지거나
눈이 내려 무거워지면
전선을 덮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민
"정전됐어요. 눈 오면 저게 쫙 부러져요."

취재가 시작되자 한전은 나무정리를 했지만,
사유림 주인의 허가를 받기 힘들어
발화 지점 반경 5백m 이내에서
지난해 이후 6그루만 제거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불이 처음 시작된
사유림 주인의 말은 달랐습니다.

산림을 소유한 지 40년이 넘었지만
단 한 번도 한전의 연락을
받은적은 없다고 말합니다.

조영준 / 산불 발화 사유림 소유주
"(벌채) 필요하다고 그러면 그쪽에서 오셔서 얘기를 하시면 저희가 그렇게 해주십쇼. 말씀을 드리는데…"

지난 2000년 이후
전력시설 때문에 발생한
강원 동해안의 대형 산불은
6건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서재철 / 녹색연합 전문위원
"산림지역에서 전기선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우리가 똑똑히 봤기 때문에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한 정밀 전수조사가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경찰은 곧 국과수 감식결과가 나오면
이번 강릉 산불의 원인이 밝혀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MBC뉴스 이준호입니다.
(영상편집 : 양성주, 그래픽 : 양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