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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조차 '사치' 이재민 대피소 생활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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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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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3-04-14
강릉 산불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은
사흘째 임시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먹고, 자는 기본적인 의식주 생활조차
쉽지 않은 불편한 생활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상당수 이재민은 밤마다 산불 당시를
꿈꿀 정도로 트라우마를 겪고 있습니다.

박은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벌써 사흘째.

임시대피소 좁은 텐트에서
이재민들은 제대로 눕기도 힘듭니다.

함영자 / 이재민
"앉아있을 때는 모르는데 밤이 깊으면 땅이라는 게 냉기가 올라와요.
이게 세 겹 네 겹 깔았는데 어깨가 무겁고 온몸이 무거우니…"

불길을 피해 겨우 몸만 빠져나오느라
갈아입을 옷도 없습니다.

구호품으로 받은
체육복 한 벌과 속옷 몇 개가 전부입니다.

윤영옥 / 이재민
"여기서 주신 거 외에는 러닝셔츠 한두 개, 속옷, 양말 2개,
슬리퍼 이거밖에 없죠. 그 뭐 얼굴에 찍어 바를 화장품도 하나 없고…"

휴대전화 충전기도 겨우 빌려 쓰고,

화장실 쓰기도 어려워 샤워는 커녕,
세수조차 맘 편히 할 수 없습니다.

이재민들을 더욱더 힘들게 하는 건
그날의 기억입니다.

겨우 잠을 청해도
순식간에 날아든 도깨비불에
집이 불타던 모습이 선명하게 꿈에 나타납니다.

폐허가 된 마을을 떠올리면
집을 돌아보는 것도 공포로 다가옵니다.

임호정 /이재민
"집이 타는 걸 직접 봤으니까 폭삭 주저앉는 걸 봤으니까.
이제 그 안에 집기라든가
이런 게 그대로 다 타서 저는 아직 가보지도 않았어요."

아픈 기억이 계속 되살아나며
이제 트라우마로 찾아옵니다.

심리 상담이 지원되고 있지만
마음의 상처에 말문을 닫아 버립니다.

민경여 / 강원도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다가와 주는 것만으로 살 수 있는 입장이지만
안 오시고 구석에 계신 분들이 그분들이 더 위험하다는 거죠.
그래서 그분들은 한 분 한 분 찾아가면서…"

강릉시는 이번 주 안에
임시거주시설이나 숙박시설로
이재민들의 거처를 옮길 계획입니다.

하지만 집이 모두 탄 경우에도
정부에서 받을 수 있는 재난지원금은
최대 3천6백만 원에 불과해
이재민들의 한숨은 더 깊어집니다.

차주일 /이재민
"뭐라고 이야기를 못 하는 거죠.
어떻게 집을 지어야 하는 건지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하는지…"

MBC뉴스 박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