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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 닥친 골프장 필사의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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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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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3-04-12
강릉에서 난 산불은 강풍을 타고
순식간에 인근 골프장으로 번졌습니다.

골프장 회원들과 직원들은 연기와 불길로
막히다시피 한 도로를 겨우 지나 탈출했습니다.

긴박했던 순간을 박은지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연기가 조금씩 밀려오는 지하주차장을 올라오자

지상은 이미 회색빛으로 변해 매캐함이 가득합니다.

강릉시 난곡동에 시작된 불이
삽시간에 골프장까지 옮겨 붙은 겁니다.

나가는 길 양쪽으로 불이 붙어
운전자는 애를 태웁니다.

골프장 직원
"어머 어떻게 나가 지금 여기 출입구도 못나가 불이 양쪽으로 붙어가지고. 모르겠어요 무서워 어우, 본부장님 어떡해요 우리."

앞선 차를 따라가 보지만
금방 나타난 시뻘건 불길에 다시 후진하고

연기 속에서 주차장을 맴도는 동안
시커먼 재는 휘몰아치듯 날아다닙니다.

골프장 직원
"여기 골프장에서 지금 차 갖고 나오라고
난린데 어디로 가야될 지 모르겠어 언니."

산으로 둘러쌓인 골프장 진출입로는
한 곳뿐인 상황.

겨우 만난 남편이 운전대를 바꿔 잡고
필사의 탈출이 시작됩니다.

한치 앞도 안보이는 연기를 뚫고 지나자
홀로 선 산불 진화차가 보이고
시뻘겋게 타는 거센 불길이 나타납니다.

더는 망설일 시간이 없는 다른 차들도
조심스럽게 탈출 행렬에 동참했고

진화차에 물을 채워주려고 들어갔던
물차는 후진으로 빠져나왔습니다.

일부 라운딩이 끝나는 시간대였고
강풍으로 취소한 팀도 있어
더 큰 혼잡은 없었습니다.

골프장 직원
"오늘 바람이 세서 몇 팀이 좀 취소를 했긴 했거든요. 그런데 막팀이 8시 30분에 나가더니
스타트에서 바로 들어오시더라고요. "

하지만 불은 골프장에서 멈추지 않고
경포 해안가 쪽으로 더 접근하면서
일부 숙박단지들이 불에 탔습니다.

펜션과 호텔, 리조트 등
강릉 경포 일대에 찾아왔던
700여 명의 관광객들도 대피해야 했습니다.

자칫 악몽으로 이어질 뻔했던
아찔했던 순간은 더 많은 인명 피해로
이어지지 않고 마무리됐습니다.

MBC뉴스 박은지 (영상취재 김창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