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뜯기고 잘리고 '동강할미꽃' 해마다 수난

뉴스리포트
2023.04.02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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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3-04-02
매년 이맘때면 정선과 영월 동강 변에는
'동강할미꽃'이 활짝 핍니다.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식물인데요,

하지만 사진을 찍기 위해
동강할미꽃을 훼손하는 일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습니다.

홍한표 기자가 보도합니다.



동강 물줄기를 따라 깎아지른 절벽에
보라색 동강할미꽃이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고개를 숙인 여느 할미꽃과는 달리
하늘을 향해 꽃망울을 활짝 피워냅니다.

일 년 중 딱 이맘때,
그것도 열흘 정도만 꽃을 피워
사진에 담으려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절벽 상부의 동강할미꽃은
대부분 누런 묵은 잎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묵은 잎은 수분을 저장하거나
추위를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홍한표 기자]
"사람들의 손길이 닿는 어느 곳이든
동강할미꽃의 묵은 잎이 떨어져 있습니다."

예쁜 사진을 찍기 위해
묵은 잎을 일부러 떼어낸 겁니다.

하천 변에 탐스럽게 피어난 동강할미꽃도
이틀 만에 누군가 뿌리째 파내 갔습니다.

서덕웅 / 동강할미꽃 보존회장
"자기가 찍고 나서 다른 사람이 그 사진을
또 찍으면 똑같은 사진이 나오니까 작품의
가치가 하락하니까…"

깎아지른 절경을 배경으로 피어난
동강할미꽃도 누군가 꽃대만 꺾어버렸습니다.

서덕웅 / 동강할미꽃 보존회장
"2009년도만 해도 한 800여 포기가 있었는데요, 2021년도에 혼자서 조사했봤더니 200여 포기도
안 남아 있을 정도로…"

주민 감시단까지 나섰지만 훼손은 계속됐고
결국 CCTV까지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이상철 / 원주지방환경청 자연환경과장
"CCTV를 설치해서 운영하고자 합니다. 최근에 일부 지자체하고 저희가 설치할 장소를 물색해서 다녀갔고요."

한국 특산식물로
오직 우리나라 동강 일대에 자생하는
동강 할미꽃.

해마다 수난을 겪으면서
최대 자생지인 정선군 귤암리 일대에만
지난 10년 사이 4분의 3이 사라졌습니다.

MBC뉴스 홍한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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