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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할린 동포들 최초 뱃길로 '영주 귀국'

동해시
2023.03.17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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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3-03-17
일제강점기 러시아 사할린으로 강제 이주한 뒤
광복 후에도 고국 땅을 밟지 못한 동포들이
아직 많습니다.

정부가 영주 귀국을 지원하고 있는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하늘길이 막혀 돌아오지 못했던
사할린 동포들이 처음으로
뱃길을 이용해 돌아왔습니다.

배연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꼬박 만 하루 바닷길을 달려온 여객선이
강원 동해항 국제여객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지팡이를 짚고
한 발 한 발 힘겹게 계단을 내려오는 발걸음.

러시아 사할린에서 영주 귀국하는
동포들입니다.

부모님의 강제 이주로
1935년 사할린에서 태어난 이청자 할머니.

아들과 함께 고국 땅을 밟은 할머니는
연신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이청자 / 사할린 동포 1세
"가족이라고 아들이라고 하나 남았습니다.
말할 것도 없습니다. 정말 좋습니다.
여기 이렇게 좋은 데서
어떻게 살 수 있겠습니까."

이번에 귀국한 이진선 씨도
먼저 영주 귀국해 오랫동안 떨어져 지냈던
어머니를 이제야 모실 수 있게 됐습니다.

이진선 / 사할린 동포 2세
"우리도 고향에 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고향에 도착하고 부모님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시간이 되게 해주셨으니까…"

지난 30여 년간 5천 명 가까운
사할린 동포들이 고국으로 돌아와
한국 국적을 되찾았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지난해 영주귀국할 예정이었던
144명이 사할린에 발이 묶였습니다.

정부와 적십자는 배편으로 눈길을 돌렸고,
이번에 처음으로 63명이 배를 타고
귀국하게 됐습니다.

최영한 / 외교부 재외동포영사실장
"돌아오고 싶다는 생각은 늘 갖고 계시니까
이분들이 희망을 하시는 한 영주 귀국을 위해서 지원을 해드릴 겁니다."


"오는 31일에도 이곳 동해항을 통해
제2차 영주귀국 사할린 동포들이
입국할 예정입니다."

지금도 4만 명이 넘는 사할린 동포들을 위해
정부에서는 영주귀국 사업을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MBC뉴스 배연환입니다. (영상취재 배광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