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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산불 1년...화마의 현장

동해시
2023.03.03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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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3-03-03
역대 최장 산불로 기록된
동해안 산불이 발생한 지 1년이 됐습니다.

오늘 특집 뉴스데스크 강원은
지난해 산불 피해를 입은 동해시에서,
산불 피해 복구 현황과
동해시의 현안을 중심으로 보도합니다.

먼저, 1년 전 참혹했던 현장을
이아라 기자가 다시 둘러봤습니다.



열흘 가까이 꼬박
213시간 43분 동안 이어졌던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
그리고 동해와 강릉 산불.

피해 규모도 역대급이었습니다.

2만 523헥타르,
서울시 면적의 3분의 1이 넘는 면적이
까맣게 탔습니다.

저 멀리 바닷가에
울진 한울 원전이 보이는 곳.

하늘에서 본 백두대간은 수풀 하나 없는
민둥산으로 변했습니다.

주택 서른 채 가량이 불에 타며
하루 아침에 폐허가 됐던 동해 묵호등대 일대.

[이아라 기자]
"이곳은 제가 지난해에도 왔었던 불에 탄 펜션인데요, 산불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이렇게 흉물처럼 방치되고 있습니다."

유재술/ 동해시 묵호진동
"망상 저쪽으로 대피령은 내렸는데
순식간에 불길에 화염에 쌓였으니까.
결국에는 공설 운동장 저 망상 그쪽으로
대피는 시켰어요."

화마가 휩쓸고 간 자리에는
빈 집터와 미처 치우지 못한 가재도구만이
을씨년스럽게 나뒹굴고 있습니다.

동해 지역에서 산불로 집이 전소된 곳은
모두 56가구.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아직도 산불 이재민 성금을 다 받지 못해
고향에서 생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래윤/ 동해 산불 이재민
"재난 지원금을 2차 3차 4차 못 받은 사람들이 많아요. 29가구나 돼요. 이 사람들이 전부 다 모여서 행정소송을 하던. 재판하던.."

화마가 휩쓸고 간 삶의 터전은 또 있습니다.

금강송 군락지를 위협하고
삼척 LNG 기지까지 다가왔던 산불은
송이 산마저 집어 삼켰습니다.

[이아라 기자]
"송이를 자랄 수 있게 해주는 건 바로 이 소나무인데요. 대형산불로 불에 탄 소나무들이
이렇게 모두 벌채됐습니다."

산불로 피해를 본 송이 채취 농가는
700가구가 넘어,
전체 산불 피해 농가의 40%에 이르고 있습니다.

홍순각/ 송이 재배 농민
"새 소나무가 나와 가지고 자라는 기간이 한 25년 정도 돼야지 송이가 날 수 있어. 이제 뭐 우리가 나이가 곧 죽을 나이가 되는데 그거 어떻게 따먹어. 우리 세대는 이제 못 따먹지."

산불 발생 1년.

산불 피해지는 여전히 처참하게 남았고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주민들은
산불이 남긴 흔적 속에 잠겨 있습니다.

MBC뉴스 이아라입니다. (영상취재 배광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