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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아리랑 '여음, 아직 남겨진 소리'

정선군
2022.12.22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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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2-12-22
올해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10주년을 맞은 정선 아리랑은
소리로만 이어져 내려온 삶의 기록입니다.

아직 채록되지 않은 아리랑도 적지 않은데,
MBC강원영동은
지난 1년 동안 삶속에 남아 있는
정선아리랑과 이야기를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영상으로 담아 다큐멘터리로 제작했습니다.

김형호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나흘동안 걸어도 산 넘어 또 산,

강원도 정선의 화전밭에는 아직도 소가 쟁기를 끌며 수백년 삶의 터전을 지키고 있습니다.

22분25초
"산간 비탈 토방집에도 볕만 잘 든다"

신랑 얼굴도 모른 채 시집왔던
곱던 새 신부는 어느 덧 백발이 됐습니다.

억척같이 살아왔어도 비껴가지 않았던 건
삶과 죽음.

가슴에 묻은 자식과 남편은 잊으려해도
잊혀 지지 않습니다.

30분 30초
"아리랑 고개는 못 넘어가건만
일생의 고개는 물 넘어가느냐"

한달 넘게 산속에서 벌목한 통나무는
수 백리 동강을 흘러 갔습니다.

아우라지에서 서울까지 이어진 물길에는
이제 뗏목 소리만 남았습니다.

36분 7초
"아우라지 지장구 아저씨 배 좀 건너주게"

글을 몰라도 부를 수 있던 소리는
삶의 위안이었지만,
글로 전해야 할 순간도 있는 법.

여든이 넘은 늦깎이 초등학생은
이제야 한글을 깨쳐 100살넘은
친정엄마에게 편지를 씁니다.

45분 10초
"어머니 공부 많이 배웠습니다.
아직도 저를 세 살 먹은 아이처럼 생각하는
어머님, 저의 나이는 82세입니다."

입에서 입으로 이어지던 아리랑은
일상속에 스며들었고

8분 20초
"아버지 소리를 왜 자꾸해 그러면
그것도 하면 괜찮아 너도 해 그러시더라고"

원망도 한도 없이
굽이굽이 끊이지 않던 소리는
풍경속에도 새겨져 있습니다.

3분 30초
"인간도 못나고 돈 떨어지니 긴 세월 긴 세월 하네"

정선아리랑의 아직 남겨진 소리, 여음은
지금도 수려한 자연 경관과 어우러져 사는
주민들의 삶 속에 깊이 배어있습니다.

MBC김형호 (영상취재: 김창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