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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주모!

사연과 신청곡
22-11-21 11:3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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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재미 접고 들어갑니다. 축구얘기 거든요. 그것도 군대에서 축구한 얘기...
흔들리는 꽃들속에서 조차 최루탄 향이 느껴지던 그시절. 뿌연 청춘을 뒤로하고 자진해서 카키색 세상으로 들어갔지 말입니다. 초코과자와 축구에 진심인 그곳에서 헛발질로 자살골을 넣은 조이병은 전장터도 아닌 곳에서 국적과 성별을 초월한 욕설폭격에 장렬히 전사할 뻔 했었죠.
그로부터 10여년이 흐르고, 붉은색 드레스코드에 프라0도 입지않은 악마들이 대한민국의 여름을 가득 메웠습니다. 첫 경기는 호프집에서, 두 번째는 친구들과, 세 번째 이후부터는 집에서 보았습니다. 만삭이었던 아내걱정도 있었지만 선수들에게 퍼붓는 욕설의 현장을 피하기 위함이었죠.
 
이제 또, 시작됐네요. 그의 고향인 여기 춘천은 그집 반려견과 같은 견종이라는 이유까지도 손흥민선수와의 연을 엮으며 자랑삼는 분위기 입니다.
한참 전부터 언론과 자칭 전문가들은 억측과 예측사이로 드리볼을 해 빽빽한 경우의 수를 넘기는 감아차기를 날리고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주모를 부르고 국뽕사발드링킹을 시전하기도 합니다. 자신들의 뇌피셜이 화면과 어긋날 때, 그 분노의 화살은 모두 선수들을 향합니다. 
 
정말 욕설이나 지나친 비난없는 스포츠관람은 어려운 걸까요? 그냥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 그들을 응원하는 즐거움 만으론 부족한 걸까요?
어린시절부터 극한의 피,땀,눈물을 흘려온 선수들에게 세 손가락, 열 손가락 안에 들지 못했다고 손가락질 하는 일을 이제는 멈추어야 겠지요. 그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 예선탈락한 우리의 순위 밖 인생도 나름 괜찮았잖아요. 나이트 웨이터 명찰에 새겨진 이름만이 성공한 삶은 아니잖아요. 벙커를 빠져 나오니 또 워터헤져드에 빠지는 트리플보기 인생이라도, 42,194km를 죽을 힘을 다해 뛰어 왔는데 1m앞에서 결승선이 멀어지는 맥빠지는 인생이라도, 어쩌겠습니까... 어느 소설 제목처럼 '슬픔도 힘이 된다'면, 그렇다면, 우리는 모두 천하장사가 되었겠지요...
 
기운냅시다! 손가락 같은 '천하장0' 소시지 하나 입에 물고 내 손에 들린 펜이, 운전대가, 밥주걱이, 망치가 언젠가 챔피언 트로피가 되는 날을 위해, 멋진 세레모니를 준비해 봅시다.
 
   *퀸 - We Are The Champ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