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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뒤 '삶의 질' 오히려 퇴보

2022.10.27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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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2-10-27
강원특별자치도의 미래를
1호 특별자치도인 제주를 통해 미리 진단하는
연속 기획 보도, 마지막 순서입니다.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제주는 외형적으로는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제주특별자치도민'들의
풀뿌리 자치 참여도와 삶의 질은

오히려 퇴보했다는 평가가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홍한표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기존 4개 시·군, 즉 기초자치단체는 폐지하고
제주와 서귀포시,
2개의 '행정시'로 통합했습니다.

2명의 시장을 투표로 선출하는 것이 아닌
광역단체장이 직접 임명하는 구조입니다.

제왕적 도지사라는 비판이 이어졌고
지방자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풀뿌리 주민자치는 실종됐습니다.

행정의 효율성이 높아진 것도 아니어서,
공무원 수는 증가했고
그만큼 특별자치도에만 집중돼,

주민들의 서비스 체감도가 떨어지는
악순환 구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초자치단체의 폐지는
결국 중앙 부처의 시·군 공모 사업의
참여 기회조차 박탈당하고 있습니다.

민선 8기 오영훈 특별자치도지사가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선언한 이유가
여기서 나옵니다.

오영훈 /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주민이 행정에 참여하는 시스템 자체가 상당히 좁아지는 것이죠. 이것은 오히려 풀뿌리 민주주의를 약화시키게 되는 결과를 초래했죠."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거나
아예 공론과 배치되는 문제도
도지사의 권한으로 밀어붙이다 보니,

영리병원의 조건부 허가,
제2공항 건설 등의 현안에
지역 사회에 갈등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윤원수 / 제주연구원 책임연구원
(지난 6월 7일, 강원일보 심포지엄)
"도민이 공감하지 못하는 특별자치도, 우리가 16년을 운영해보니까 긍정보다는 비판의 시각이 더 높아지고 때로는 특별자치도를 폐지하자는 시민사회의 의견이 높은 적도 있었습니다."

주민들의 정치 참여 기회는 줄고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주민들의 '삶의 질' 수준은 추락했습니다.

인구 증가와 관광객 유치에만 앞장설뿐,
도로나 하수처리장 조성 등
주민들의 생활환경 개선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보니,

교통난이 심해지고
인구 10만 명 당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전국 평균보다 50% 높은
압도적 1위라는 불명예를 얻고 있습니다.

생활 폐기물, 즉 쓰레기 발생 증가율 역시
압도적인 전국 1위,
심지어 오수 처리도 제대로 되지 않아
제주도가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을
계속 넘어가고 있습니다.

김태형
/ 제주특별자치도 대외협력 특별보좌관
"사실 환경의 훼손은 일부 불가피합니다. 불가피한데 그것을 적절하게 관리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먼저 마련해놓고 했더라면..."

풀뿌리 민주주의 실종과 지역 사회 갈등,
여기에 삶의 질 추락은
현재 제주와 제주특별법의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입니다.

강원특별자치도가 출범하기에 앞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MBC 뉴스 홍한표입니다. (영상취재 박민석
취재지원 강원기자협회·제주도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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